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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일러스트의 개념

일러스트의 사전적 의미는 책이나 잡지, 신문 등에서 내용의 이해를 돕거나 흥미를 돋우기 위하여 사용되는 삽화, 사진, 도안 등을 총칭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일러스트의 개념을 이렇게 한정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오늘날의 일러스트란 시각전달 기능을 보완하는 방법과 수단 가운데 그 성격상 심벌이나 사인(sign) 이외의 모든 회화적 또는 조형적 표현을 일러스트레이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간 전달을 위한 캘린더, 공간 전달을 위한 지도, 각종 도표(diagram), 상업적인 목적을 가진 인쇄를 위한 일러스트레이션, 순수하게 기록적인 일러스트레이션(동식물 도감, 역사적인 기록), 보이지 않는 과학의 세계(미생물의 세계나 미래와 미지의 세계)를 위한 상상도, 사진이나 전시를 위하여 표현된 것 모두가 일러스트레이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든 것이 일러스트레이션인 것이다.


만프레도 마씨로니(FORM지 제4권)에 의하면, 일러스트레이션은 이미지와 그것에 상응하는 언어적 해석을 통해서 그 본질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이미지들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일러스트레이션이 단지 언어로 묘사된 것을 그림으로 옮겨 놓는 것에 불과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의 기호에 또 다른 기호를 옮겨놓음으로써 의미의 사슬을 확장시키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의 특징


일러스트레이션의 가장 큰 장점은 사진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사진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매체로 확실한 신뢰감을 독자들에게 주는 구체적인 리얼리티를 가진다. 즉, 확실한 시각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사진은 있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기에 시공간의 제약을 받게 된다. 또한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개념적인 것이나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표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일러스트레이션의 장점은 무한한 표현의 가능성과 상상의 세계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이지 않는 세계나 우리가 직접 갈 수 없는 곳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주 행성이나 우주 공간 등을 자유로운 상상의 개념을 도입하여 묘사해 볼 수 있다. 또한 우리 인간의 사상이나 정신세계를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한 표현이 가장 적합하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특징으로 차갑고 이지적으로 보일 수 있는 사진에 비해 일러스트레이션은 보다 친근하고 따뜻하여 감성적인 느낌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일러스트레이션은 다소 구상적이고 정교한 사진에 비해 좀더 인간적인 느낌으로 편안함과 따뜻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일러스트레이션은 개인적인 경험과 해석을 근거로 해서 이루어진 훨씬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형태의 표현물인 것이다.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의 역사

일러스트레이션은 기원전 1만 년 전 라스코 동굴벽화에서 시작되었다. 크로마뇽인들은 그들의 염원을 담아 말, 들소, 새 등의 모습을 동굴에 그렸다.

이집트인들은 진흙, 석회석, 대리석 조각, 야자수 잎사귀, 모래 등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들은 종교의식을 기록하고 문자화시켰다. 대표적인 것으로서 나뭇잎을 길게 교차시킨 후 물에 불려 눌러서 만든 파피루스가 있다. 그들의 분묘에는 오늘날의 일러스트레이션과 유사한 그림들이 많이 그려졌다.

현대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


잡지에 있어 일러스트레이션의 활용은 원래 기록을 위한 것이었는데, 사진에게 그 역할을 물려준 뒤에도 여전히 서술적인 형식이 그 주류를 이루어왔다.


또한 초기에 일러스트레이션이 출판물에 사용될 때는 '삽화'나 '컷' 등 단순히 글의 내용을 상황적으로 묘사해주는 보조적인 역할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현대적 개념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순수회화나 단순한 설명적 그림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컨셉을 지닌 목표 지향적인 그림으로 그래픽 디자인의 지엽적인 요소가 아닌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의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해 가고 있다.


더 이상 본문을 보완하거나 본문의 모자라는 공간을 메우는 부수적인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는다. 뚜렷한 컨셉과 메시지를 가지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표현 영역을 확보해 가고 있다.


우리는 흔히 같은 그림의 장르에 속해 있는 것이면서도 소위 순수미술을 보다 고급한 예술형태로, 일러스트레이션을 저급한 수준으로 생각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순수미술이란 그것 자체로서 메시지의 역할을 함에 비해 일러스트레이션이란 메시지의 메시지 혹은 장식적인 역할을 하는 복제생산물이란 점이 이런 고정관념을 만들어 내었다.


지난해 말 홍익대학교 앞 예술전문서점 아티누스의 갤러리에서 열린 만화가 박희정의 일러스트 개인 전시회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전시물은 박희정의 일러스트집 ‘SIESTA’(시공사 펴냄)에 실린 그림들로 8년 동안 작업해온 박희정 만화를 대표하는 일러스트 원화들을 모은 것이다.


순수와 비 순수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우습지만 만화는 분명 순수미술에 반대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화 일러스트로 전시회를 열고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박희정의 만화 일러스트는 관심을 갖고 볼 필요가 있다